환경문제의 경제적 접근, 그리고 환경윤리
1. 서문
응용윤리학은 공공문제와 관련된 논쟁에서 많은 기여를 해왔다. 더 나아가서 환경문제에 관련하여 제기되는 윤리적 문제를 구체화/명료화하게 되었는데 이를 환경윤리라 한다.
응용윤리학은 경제학적인 분석에 철학적 윤리학을 적용하여 그것이 환경논쟁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2. 야생의 자연 : 보존과 보호논쟁
환경에 관한 두 가지 중요한 세계관은 ‘헤치헤치 계곡’의 댐/저수지 건설에 대한 논쟁으로 나타나게 된 핀쵸트와 뮈르의 논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를 표로 정리하여 비교하자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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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쵸트(Gifford Pinchot) |
뮈르(John Mui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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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입장 |
보존(conservation) |
보호(preserva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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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저수지 건설 |
찬성 |
반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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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
많은 사람들의 요구에 부합하고 자연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 |
야생의 미학적 가치와 정신적 가치를 지지, 살아있는 생명체들의 고유한 가치를 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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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
자연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 |
자연적인 상태 그대로 야생을 보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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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판단 |
수단과 도구로서의 가치 |
①신념(종교적 영감, 영적근원, 미학적 경험) ②현대인의 삶의 휴식처 ※일부주장:야생의 자연은 그 자체로서 내재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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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
공리주의 입장 - 야생의 자연은 정복될 수 있고 착취될 수 있는 적(퓨리턴적 전통) |
초절주의 입장 - 야생의 자연에 관한 낭만주의 전통 |
3. 삼림에 관한 고전경제학적 접근
앞서 살펴본 핀쵸트의 주장은 미국의 삼림국을 통해 구체적으로 실천되게 된다. 여기서 삼림과 관련된 환경문제는 응용윤리학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에 대해 환경문제를 경제학적 차원에서 분석하고 있는 경제학자 오툴레(R. O'toole)를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그는 삼림국의 문제를 “무지하거나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인센티브와 관련된 것이 결여되어 있는 데”에서 오는 정책의 문제라고 진단한다. 하지만 삼림국이 경영에 실패하고 있는 근본 이유는 ①선거에서의 득표율을 고려하는 정치적 요인과 ②삼림국의 예산이 순수하게 목재의 판매로부터 나오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삼림국의 실패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고전경제학적 접근으로 살펴보자면 ‘삼림국의 시장화’가 하나의 해결방안으로 제시된다. 시장경제의 법칙을 통해 “모든 삼림자원에 대한 효율적인 생산성과 삼림자원에 대한 효과적인 배분 보장”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공리주의적 목표로 최대다수의 최대선을 위해 삼림을 이용한다는 논리이나, 이러한 접근은 삼림을 관리하기 위한 좋은 방안이라 보기 어렵다. 이에 오툴레는 바덴(J. Baden)과 스트롭(R. Stroup)과 같은 자원경제학자(resource economists)의 관점을 받아들이게 되는데, 이들은 시장이 ‘모든 시민이 즉각적으로 혜택을 입을 수’있게 만드는 가장 합리적인 수단이라 주장한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목재가 판매되면 목재의 가격은 상승할 것이고, 이 자원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함으로서 삼림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 믿는다.
4. 오염의 경제학적 분석 ㅡ ‘자유시장의 원리’와 문제
모든 사람들은 깨끗한 물과 공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깨끗한’의 기준은 무엇인가? 물의 경우처럼 자연 상태에서는 완벽하게 깨끗한 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가 ‘깨끗한’인가? 이 질문의 답은 ‘인간이 물을 소비하는데 안전하다면 깨끗하다’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오염의 문제를 경제학적으로 보면 최소한의 비용으로부터 최대한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해야 하는가? 또 다양한 오염의 수준들에서 비용과 이익은 무엇인가? 와 같은 문제로 나타난다.
오염에 관한 경제학적인 분석을 한 박스터(W. Baxter)는 환경정책에 있어서 인간이 모든 가치평가의 근원이기 때문에 ‘인간중심적’(People oriented)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스터는 우리가 어떤 결정을 한다는 것은 다른 어떤 것과의 교환(trade-off)을 포함한다고 주장하며, 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른 어떤 것과의 교환을 필요로 하게 되는데, 그것은 ‘전체적인 만족의 감소’를 가져오게 되므로 ‘오염의 최적의 수준’이란 오염을 줄이기 위해서 투자하는 것과 교환되는 ‘전체적인 만족’의 감소 사이의 균형이라 하였다. 이 경우 공동체는 비용보다는 공동체의 더 많은 이익 또는 만족을 선택하고 있다고 보며, 단 일정수준(완전히 깨끗한)을 넘어선 결정은 공동체가 원하지 않는데 이 같은 결정은 어느 정도 타협된 만족에 대한 감소로부터 나온다고 보았다.
박스터의 해결방법은 오툴레의 해결책과 마찬가지로 한 사회의 구조가 자유시장의 원리를 따를 경우 모든 환경과 관련된 문제들은 성공적으로 만족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에 기초하고 있다.
5. 환경문제의 경제학적 분석과 인간의 본성
과학적인 접근방법은 문제에 대해서 명확하고 객관적인 해답을 제공하리라고 믿기 때문에 사람들은 경제학과 과학의 접근방식을 신뢰한다. 이것은 실제로 객관적인가? 경제학적 분석에는 이미 가치가 실려 있다(value-laden)는 것을 검토해보겠다.
환경문제에 관하여 경제학적 분석은 공리주의 윤리설을 가정하고 있다. 다시 정리하자면 이들에게 공공 정책의 목표는 전체적인 선을 극대화하는 것이었다. 경제학자들의 공통점은 모든 환경정책의 판단은 어떤 이익을 산출할 수 있는 그것들의 능력이라는 관점으로 이해된다. 공공정책의 우선적인 중요성이 시장에서 표현되는 선택에 따라야 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오툴레와 박스터의 견해를 따르면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① 시장 공리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증대시키려는 사상이다. 시장은 ‘이러한 기본적 교의에 따라’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곳이다. 따라서 시장은 개인의 선택의 자유를 위협하기 때문에 전문가에 의한 의존을 부정한다.
② 시장은 사유재산권의 가치를 공약한다. 공공정책의 문제에 대한 시장을 통한 해결은 사회가 사적 소유권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올바로 평가하는 범위 내에서만 합리적인 모색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③ 시장을 통한 문제의 해결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철학적인 가정과 일치한다. 이 경제학적 가정은 사람들의 결정이 유인책에 의해서 강하게 영향을 받으며 유인책이 바뀔 경우 결정도 바뀐다는 것을 가정한다.
경제학적 분석이 공통적으로 가정하고 있는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라는 데 근거하고 있다. 이러한 자기 이해는 고전 공리주의에서 자신의 만족 또는 유용성을 최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검토한 바에 따르면 경제학적 분석이 환경문제에 대해서 윤리적으로 어떤 가치중립적인 해답을 제공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6. 경제학적 분석의 비판 : 사고프의『지구경제론』
경제학적 분석에 따른 공리주의 가정에 나타나는 문제를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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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
경제학적인 분석은 질적인 재화(qualitative goods)를 양화(quantify)하고자 할 때 문제점이 발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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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
경제학적인 분석은 질적인 재화를 평가될 수 있는 범주에 포함시켜 설명하려는 경향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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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
경제학적인 분석은 관련된 대상의 범위를 인위적으로 제한하려는 경향이 있다. 즉, 전체적으로 인간중심적이거나 인류 중심적이어서 환경문제의 중요한 부분을 심각하게 왜곡하거나 무시할 가능성이 있다. |
경제학적 분석의 비판을 세부적으로 알아보겠다.
① 시장이 인간의 신념을 평가하거나 양화해 낼 수 있다는 경제학적 분석의 한계를 지적하며 나온 것이 사고프(M. Sagoff)의 『지구경제론』(The Economy of the Earth)이다. 사고프는 신념을 욕망처럼 다룰 수는 없다고 주장하며, 경제학적 분석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이해관계이지만 이것이 내가 욕구하는 가치의 타당성이나 정당성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설명해 주지 못한다고 보았다. 사고프는 신념은 이성적 평가의 지배를 받지만, 이 이성에 따라 참/거짓을 판단하는데 심각한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고 보며 ‘범주의 오류’(category mistake)라고 정하였다. 사고프는 삼림 그 자체가 지니는 미학적 또는 상징적 의미 때문에 보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학적인 분석은 신념과 가치들을 단순한 의견이나 기호의 문제로 다루어 버려서, 욕망과 신념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② 경제학적인 분석은 욕망과 신념 사이의 구별을 무시함으로써 시장분석이 우리의 민주정치 과정을 위협할 수 있다. 우리는 사회 전체적인 공동의 선과 목표에 동의한다는 점에서 민주적이다. 하지만 시장 분석은 공공의 영역을 무시함으로써 민주주의 정치를 은밀히 훼손하고 있다.
사고프는 환경에 관한 우리의 목표들은 시장이나 비용-이익의 분석을 통해서 가격으로 매겨지는 이해관계의 대상이 아니며, 이러한 목표는 인격적 존재라는 특성으로부터 나온다고 보았다. 그리고 우리의 민주정치는 공동/공유의 가치가 실재한다는 믿음에 기초하여 참된 가치에 대한 주장을 인정하고 있다.
③ 경제학적 분석의 문제는 그것이 어떤 윤리적 근거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최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최대의 선을 제공하는 ‘경제적 효율성’은 언제나 최대다수에게 최대의 선을 제공한다고 볼 수 없다. 사고프는 ‘경제적 효율성’에서 ‘효율성’은 소비자의 선호를 만족시켜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인종주의자/범죄집단 들의 선호를 만족시켜주는것이 과연 선인가? 경제학적 분석으로 ‘선호’(preference)의 용어를 이해하자면 본질적으로 유용성/복지/번영/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담배를 피우는 예처럼 선호에 대한 만족이 언제나 우리를 선으로 이끌어 간다는 주장은 거짓이 된다. 종종 좌절된 나의 선호는 나에게 최선의 이익을 가져오며, 그것은 나에게 겸손/근면/인내 등을 가르쳐 준다. 즉 만족스런 선호가 좌절일 수도 있는 것이다.
7. 요약 및 결론
중요한 환경문제에 관한 정책을 결정하는 데 지침이 되는 견해로서 경제학적 접근, 즉 시장의 원리는 극복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경제학적 분석은 환경문제에서 제기되는 근본적인 윤리적/철학적 문제에 대해서 해답을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고프는 이에 대해서 “환경문제와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우선 다른 개념들과 문화적 전통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하면서 하나의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이러한 것들에 우선적인 중요성을 부여한다는 것은 선과 악,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구별하는 것이며 이러한 것들은 경제학적인 것이 아닌 과학적/문화적/미학적/역사적 그리고 윤리학적인 구별을 하는 것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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